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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천사 (墮落天使: Fallen Angels)
감독 왕가위 출연 금성무, 양채니, 이가흔, 막문위, 여명 개봉 1995 홍콩, 105분 평점
어제 완전 신세계를 보았다...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
단 한장면도 놓칠 수 없을 만큼 하나 하나가 예술이었다.
흑백과 강렬한 색채의 대립
독특한 구도, 카메라 기법
꿈을 꾸듯 몽환적이고 쓸쓸함이 감돌다가도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오고, 그리고 마지막은 절로 희미한 미소가 지어질 만큼
마음이 따뜻해졌다.
내용은 다섯 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영화의 전체적 색감과 분위기 때문에 범상치 않아 보이지만
막상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위험하지(?) 않다.
사랑이란 늘상 자연스럽게 우리를 스쳐 지나가기도 하고 잠시 머물기도 한다.
미칠듯이 타오르던 사랑도 잊혀지기 마련이고
그 빈자리는 새로운 사랑이 곧 채운다.
사랑이란 참 웃기게도
살아 생전 몰랐던 감정이 죽음을 앞둔 순간 별안간 느껴질 때도 있고
그 사람과는 절대로 되지 않으리라는 것도 희망적으로 어느새 내 곁에 다가와 사량으로 변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하지무 (금성무 분)와 가흔 (이가흔 분)은 각자 엇갈린 사랑으로 아파하면서도 두 사람은 절대
이어질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 마지막에서 이 두사람은 같은 오토바이를 타고
검푸르스름한 밤 거리를 달린다.
마치 모든 아픔을 덮어주듯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듯 말이다.
+
십여년 전 금성무를 보는 재미는 참 쏠쏠했다.
내가 금성무를 처음 접한 영화는 (내 기억에 남아있기론)
장예모 감독의 '연인' 이었는데..
(신기한건 그 전에는 금성무 영화를 본게 없는거 같은데 어째
얼굴이랑 이름은 알고 있었다..왜였을까. 아예 관심도 없었는데)
그 때 이후로 늘상 사극에 나오는 모습만 봤던터라
진지하고 지적인 모습이 '그'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애기 살 냄새가 솔솔 올라올 만큼 어리고 순진했다.
그대로 화면 안으로 빨려들어갈 만큼 강한 흡입력을 뽐내던 젊은 금성무.
수줍게 웃고 있지만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금성무 특유의 느낌이
정말 잘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내에서 금성무가 맡은 역은 '하지무' 라고,
5살 때 상한 파인애플을 먹고 말을 잊었다..ㄱ-
한마디로 벙어리가 되셨음...
직장이 없어 남의 가게를 밤에 열어 폭력적으로 손님들을 끌고와 장사를 한다.
덕분에 감옥에도 갔다왔고...
늙은 아버지와 같이 사는데
아버지가 어머니를 잃어 슬픔에 잠겨있듯
하지무 역시 사랑 없이 홀로 고독하게 살아간다.
(지금 생각해보니 하지무를 왜 벙어리 캐릭터로 잡았는지 조금은 짐작이 간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데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거 진짜 명장면이었던듯ㅋㅋㅋ 故 돼지 마사지 해주는 하지무ㅋㅋㅋㅋ
전단지 돌리다가 만나게 된 찰리 (양채니 분)...
찰리가 옛 남자 문제로 전화기에다 대고 욕을 내뱉는데;
자꾸 돈이 떨어져서 전화가 끊기니까 괜히 뒤에 서 있던 하지무만 돈을 다 털렸다..
여자의 거친 성격에 그냥 휘둘리는 하지무..
그래도 전화를 끊고 자신의 품 안에서 흐느껴 우는 그녀의 모습에
하지무는 처음으로 첫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식당에서 패싸움이 나서 싸움에 끼어들었다가 본의 아니게 찰리를 때린 하지무ㅋㅋㅋ
열받은 찰리가 헬맷으로 하지무를 패고 있다..
하지무 냄새 난다고 아빠가 머리 감겨 주는데ㅋㅋ
머리 감는 모습 조차 범상치가 않아ㅋㅋㅋㅋㅋㅋ
인상 깊었던 장면
찰리에 대한 하지무의 사랑을 아름다우면서 감각적으료 표현했다.
하지무의 감정을 알리 없는 찰리는 한 곳만 멍하니 바라보고
그 옆에서 홀로 괴로워 움직임이 수없이 바뀌는 하지무의 모습...
어제 보다가 울뻔했던 장면...ㅠㅠㅠㅠㅠㅠㅠ
단 하나뿐이었던 가족인, 아빠가 돌아가셨다..(머리 감겨주시던..)
홀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살아생전 아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는 하지무.
TV 앞에 앉지 않고 멀리 앉아 있는 이유는, 아빠가 늘상 살아있었을 때
TV 앞에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무의 자리는 사진 맨 위에 있는 저 자리..ㄱ-)
아빠가 있었을 때는 영원히 어린 아이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아빠의 죽음으로 어른이 되어간다고 말하는 하지무. 그러나 역시 어린 아이로 머물고 싶다..
그래서 아빠가 죽은 이후에도 선뜻 아빠가 앉았던 자리에 앉지 않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한 것 같다.
아빠는 돌아가시고
사랑도 떠났지만
하지무의 생활은 변화지 않는다.
여전히 사람들 납치해서 강제로 수염 깎거나 머리 깎아서 돈 뜯는 하지무..
저 아저씨 진짜 불쌍함-_-; 영화 내내 하지무한테 돈 뜯김...
모든 것이 하지무를 떠났어도 그가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인간 관계라는 것이 물 흐르듯 흐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아픔은 잠시 뿐인 것이다.
또 다시 새로운 인연이 그 빈자리를 채워 줄 것임을 알기에
하지무는 낙천적인 성격을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그는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무'라는 캐릭터 자체가 왕가위 감독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의 주제도 그가 다 가지고 있고...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캐릭터라고 여긴다.
언제 한번 저런 성격의 캐릭터로 이야기를 짜보고 싶다...
그나저나 난 어제 밤에 정말 흥분해서 잠을 못잤다..
'타락천사'.....
한동안 이 영화의 매력에서 빠져나오질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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